업무상과실치사
2026고합1법원 판례 원문
피고인 甲, 乙은 경찰관이고, 피고인 丙, 丁은 1급 응급구조사로 소방관(119구급대원)인데,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공무집행방해의 현행범으로 체포된 피해자 戊(여, 41세)가 양손에 수갑을 찬 채 자신의 혀를 깨무는 자해를 시도하자 피고인 甲, 乙이 戊의 입안에 수건(가로 약 80cm, 세로 약 40cm)을 밀어 넣어 제압하였고, 경찰의 공동대응요청(구급요청)을 받고 현장으로 출동한 피고인 丙, 丁이 위 수건을 즉시 제거하지 않음으로써 피고인들이 공동하여 戊를 기도폐색성 질식사에 이르게 하였다는 업무상과실치사 공소사실로 기소된 후 피고인들의 희망에 따라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사안이다.
① 경찰관인 피고인 甲, 乙의 경우, 현장에 출동하여 수건으로 戊의 자해행위를 저지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볼 때, 戊는 정상적인 반응이나 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만취 상태였고, 귀가를 종용ㆍ지원하려는 피고인 甲, 乙에게 강한 반감을 보이며 격렬히 저항하였으며, 피고인 甲, 乙에 대한 직접적인 폭행은 물론 戊 스스로 머리를 땅에 부딪히거나 혀를 깨무는 등으로 생명ㆍ신체에 심각한 침해를 유발할 수 있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고, 체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거세게 저항하는 등 정신적ㆍ심리적 상태가 매우 불안정하였으며, 경찰관이나 시민들에 대한 위해는 물론 戊 스스로 혀를 깨무는 등 돌발적으로 위험한 행동으로 인해 戊 자신에게 심각한 생명ㆍ신체상의 침해가 언제라도 급작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긴박한 상황이었던 점, 피고인 甲, 乙은 戊가 예상을 넘어 스스로 혀를 깨무는 등의 자해행위를 시도하자 우선적으로 이를 저지하여 戊의 생명ㆍ신체의 안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戊의 돌발적인 자해행위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저지할 수 있는 수단으로 수건을 戊의 입에 넣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와 같은 피고인 甲, 乙의 판단이나 조치가 주취자에 대한 현장 대처 시 자해라는 돌발적 상황에서 현장출동 경찰관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해태한 것이라거나 경찰관에게 부여된 재량을 현저히 일탈한 것이라고 평가하기 어려운 점, 戊의 저항이 다소 잦아들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戊의 자해 가능성이 소멸ㆍ감소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戊가 사실상 저항을 멈추었다는 사정을 심정지 등의 위험이 발생한 것이라거나 자해저지조치를 더 경한 것으로 변경해야 할 유의미한 신호로 이해했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피고인 甲, 乙에게 있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甲, 乙이 당시 상황에서와 같이 현장에 출동하여 戊의 자해행위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질식사 위험까지도 예견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는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② 소방관인 피고인 丙, 丁의 경우, 경찰관들보다 뒤늦게 현장에 도착하였고, 현장정보가 경찰관들에 비하여 부족하였으며, 이미 경찰관들이 戊의 입안에 수건을 물리며 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戊의 질식 내지 심정지를 추지할 만한 다른 이상 징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 丙, 丁이 출동 직후 戊의 입안에 수건이 넣어져 있음을 인지하였음에도 응급구호 관점에서 상황변화를 위한 어떠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더라도 당시 현장 상황의 급박성, 중대성, 특수성을 고려할 때 피고인 甲, 乙의 지시 내지 지휘에 따라 초동대응을 한 것이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으로서의 합리적 재량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한 것으로 위법하다거나 현장에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해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 甲, 乙이 戊의 입안에 수건을 넣은 이후에 戊가 저항을 멈춘 것이 戊의 탈진 때문인지 아니면 기도폐쇄로 인한 호흡곤란 때문인지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당시 현장의 특수성, 급박성 등에 비추어 피고인 丙, 丁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대응하여 수건을 제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의료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인 점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丙, 丁이 당시 상황에서와 같이 현장에 출동하여 戊의 질식사 위험을 예견하고 이를 회피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는 등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해태하였다고 보기 부족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심원 7명의 만장일치 무죄 평결을 존중하여 피고인들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한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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