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2025도18361법원 판례 원문
[1] 단독판사가 심판권을 행사하는 경우와 달리 합의부에서 심판권을 행사하는 때에는 합의부를 구성하는 3명의 판사들은 독립된 개별 법관의 의견을 넘어 재판기관인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기 위하여 구체적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 적용되는 법률을 해석ㆍ적용하여 결론을 이끌어내는 절차, 즉 합의(合議)를 거치게 된다. 합의는 서로 다른 경험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합의부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여 자유로이 의견을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하여 하나의 유기적 일체로서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는 필수적 과정이다.
합의의 방법 등에 관하여 법률은,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이 합의 과정에서 구체적 사건에 관한 의견을 언제든 자유롭게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할 수 있도록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 한편(법원조직법 제65조), 다수결의 원칙 등에 관한 법원조직법 제66조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는 재판권 행사의 본질적 사항에 해당하는 합의의 내용, 방법 등 세부적 사항에 대하여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로 하여금 합의의 대상, 성격 및 소송의 진행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합의의 비공개 원칙과 함께 합의의 내용, 방법 등에 관한 무정형성ㆍ자율성은 헌법 제27조가 정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헌법 제103조가 정한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는 토대가 된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67조의2 제1항은 "공판기일의 심리는 집중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집중심리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이를 반영하여 형사판결의 선고는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만 따로 선고기일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판결선고 후 판결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318조의4). 나아가 공판기일의 소송지휘는 재판장이 하지만(형사소송법 제279조), 공판기일에서의 소송지휘 중 법원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이 재판기관으로서 의사를 형성해야 하므로, 합의의 대상, 성격 및 소송의 진행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판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합의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와 같이 합의의 무정형성과 자율성은 형사소송법상 집중심리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합의의 무정형성과 자율성 또한 형사소송절차의 대원칙인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안에서 구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합의의 형해화는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므로,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공판정에서의 증거조사, 피고인신문, 검사의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한 의견 진술, 피고인과 변호인의 최후진술 등 형사소송법이 예정한 공판절차가 실질적으로 마쳐지고 변론을 종결한 뒤,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는 종국적 합의를 해야 한다. 형사판결의 결론이 공판정에서의 심리에 기초하여 형성된 심증을 토대로 종국적 합의를 거쳐 형성된 것이 아니라면,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직접심리주의 등 형사소송법 원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위법하다.
[2] 형사항소심의 사후심적 요소를 형사소송법이 예정하고 있는 집중심리 원칙이나 합의의 무정형성ㆍ자율성이라는 특성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형사항소심의 경우 관련 공판절차가 실질적으로 종결되기 전이라 하더라도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항소이유서와 답변서를 바탕으로 항소법원의 심판범위에 포함된 사유 등에 관한 사실관계와 법률의 해석ㆍ적용 등에 대한 의견을 언제든 자유로이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하여 유기적 일체로서 법원의 의사를 잠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 나아가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형사항소심에서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변론종결에 앞서 법원의 의사를 잠정적으로 형성하면서 계속되는 형사소송의 진행 경과에 따라 공판정에 현출되는 소송자료를 모두 심리한 후에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에 아무런 변동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를 그대로 법원의 종국적 의사로 삼기로 합의하여 판결을 선고할 수도 있다.
다만 그 경우에도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종국적 합의는 공판정에서의 심리에 기초하여 형성된 심증을 토대로 해야 하므로,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형사항소심 합의부의 판사들은 변론종결에 앞서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를 토대로 공판정에서 이루어진 심리의 결과를 반영하여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잠정적 합의 후 기존에 심리되지 않은 범죄의 성립과 양형의 조건 등에 관한 새로운 사실관계 또는 법률의 해석ㆍ적용 등에 대한 중요한 사항이 공판기일에 새롭게 현출된 경우에는 이러한 최종 합의 과정이 갖는 의미가 더욱 커진다. 이때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하기에 앞서 잠시 휴정하여 별도의 최종 합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무정형성ㆍ자율성 등을 본질로 하는 합의의 속성에 비추어 그러한 별도의 과정이 형식적으로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형사항소심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소송의 진행 경과와 개별 사건의 특성에 맞추어 이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의 무정형성ㆍ자율성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변론을 종결하는 기일에 형사판결을 선고하면서도 그에 앞서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를 토대로 공판정에서 이루어진 심리의 결과를 반영하여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이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형사항소심의 심판범위에 포함된 사유 등에 대한 심리 진행 경과와 내용, 그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형사재판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로 합의 절차가 형해화되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및 직접심리주의 원칙 등에 비추어 이를 위법한 공판절차로 볼 수 있다.
[3]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피고인이 제1심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받은 후 피고인과 검사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는데, 항소심인 원심이 항소이유서와 양형자료를 제출받고 제2회 공판기일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심리한 뒤 제3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신문 및 최종의견 진술을 마치고 변론을 종결한 후 당일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한 사안에서, 피고인은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주장했는데, 이는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이유와 함께 구두변론으로 현출되어 공판정에서 직접 심리되었던 점, 변론종결일에 이루어진 피고인신문에서도 기존 항소이유를 뒷받침하는 정상들이 심리되었을 뿐 범죄의 성립과 양형의 조건 등에 관한 새로운 사실관계 또는 법률의 해석ㆍ적용 등에 대한 중요한 사항이 새롭게 현출되지 않았던 점, 원심법원을 구성하는 판사들의 전자서명이 완료된 판결서에는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이유가 분명하고 합리적으로 설시되어 있는 반면, 원심이 위와 같은 결론에 이르는 최종 합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형사판결을 선고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자료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이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판결을 선고했다거나, 형사재판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로 합의 절차가 형해화된 경우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심의 소송절차에 헌법 제27조 제1항 및 법원조직법 제66조를 위반하여 합의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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