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2025도13722법원 판례 원문
[1] 형법 제355조 제1항이 정한 횡령죄에서 '보관'이란 위탁관계에 따라 재물을 점유하는 것을 뜻하므로, 횡령죄가 성립하려면 재물의 소유자와 보관자 사이에 위탁관계가 존재해야 한다. 이러한 위탁관계는 사용대차ㆍ임대차ㆍ위임 등의 계약뿐만 아니라 사무관리ㆍ관습ㆍ조리ㆍ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으나, 횡령죄의 본질이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 데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함이 타당하다.
[2] 재물의 보관에 관한 위탁관계 설정이 약정 등 법률행위에 근거한 경우 그 위탁관계가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보기 위해서는, 관계 법령의 입법 취지와 규율 내용,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관계, 위탁관계의 형성 경위와 목적 등에 비추어 위탁관계 설정의 근거가 되는 법률행위가 강행규정 위반 등으로 사법상 무효인지, 재물의 위탁행위가 범죄 실행행위나 준비행위 등과 같이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등을 종합해 볼 때 그 위탁관계를 형사법적으로 보호하는 것이 전체 법질서상 허용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3] 위탁자가 다른 사람 이름으로 개설된 예금계좌(이른바 '차명계좌')를 이용하여 금융거래를 하면서 그 차명계좌에 돈을 보관하되 계좌 명의인인 수탁자는 이를 임의로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한 경우, 단지 위탁자가 채무초과 상태에서 차명계좌를 이용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약정에 따른 재물 위탁행위가 강제집행면탈죄의 실행행위 등과 같이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차명계좌에 보관된 돈의 위탁행위가 범죄 실현의 수단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는, 위탁자와 수탁자 사이의 관계, 차명계좌의 개설 시기와 목적, 위탁자가 차명계좌를 사용하게 된 경위와 기간, 위탁자가 채권자로부터 강제집행을 당할 구체적 위험이 있는 상태였는지를 비롯한 차명계좌 이용 당시의 객관적 상황, 예금거래의 구체적 실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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