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협박
2024도12616법원 판례 원문
[1] 형법 제20조가 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이때 어떠한 행위가 위 요건들을 충족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데, '목적ㆍ동기', '수단', '법익균형', '긴급성', '보충성'은 불가분적으로 연관되어 하나의 행위를 이루는 요소들로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그중 행위의 긴급성과 보충성은 다른 실효성 있는 적법한 수단이 없는 경우를 의미하고 '일체의 법률적인 적법한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를 적극적ㆍ독립적ㆍ완결적인 요건으로까지 요구할 것은 아니다.
한편 어떠한 행위가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지만 정당행위라는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은 그 행위가 적극적으로 용인, 권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특정한 상황하에서 그 행위가 범죄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될 정도의 위법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2] 피고인(여, 39세)이 자신의 주거지에 찾아와 자신을 폭행하는 甲(남, 76세)에 대항하여 주먹으로 甲의 얼굴을 3회 폭행한 후, 싱크대 위에 있던 부엌칼(날 길이 25cm)을 가져와 "변태 새끼야 죽고 싶으면 너나 죽어, 죽고 싶으면 와 봐라."라며 위해를 가할 듯이 위협함으로써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甲을 협박하였다는 특수협박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甲의 조카로 어린 시절 甲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가족들에게 폭로하자, 이에 격분한 甲이 피고인 집에 찾아와 기다리다가 피고인이 퇴근하여 현관문을 열자마자 피고인의 얼굴을 주먹으로 구타하였고, 피고인도 이에 대항하여 甲의 얼굴을 때리고 멱살을 잡는 등 서로 맞붙어 싸움을 벌이게 된 점, 피고인의 동거인이 싸움을 말려 피고인과 甲이 잠시 떨어져 있던 중 甲이 거실 서랍장의 서랍(가로 43cm, 세로 37cm, 높이 15cm) 2개를 꺼내어 피고인에게 던진 후 재차 주먹으로 피고인의 얼굴을 3회 가격한 데 이어 식탁 위에 있는 가위(날 길이 14cm)를 가져와 피고인을 위협하였고, 피고인은 甲이 던진 서랍에 맞아 약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손가락 부분의 상해를 입은 점, 피고인과 甲이 다투게 된 발단과 경위에 비추어 甲의 책임이 근원적이고 보다 중하다고 보이는 점, 甲의 폭행과 위협에 대항하여 한 피고인의 행위는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훨씬 가볍고, 피해 정도도 피고인이 더 중한 점, 피고인이 직접 112신고를 하여 수사기관에 의한 분쟁 해결을 요청하였고 경찰관이 도착할 때까지 그대로 칼을 들고 부엌에 있었을 뿐 甲에 대해 추가적인 위협을 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인의 행위는 예고 없이 집에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고 나아가 가위를 들어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해를 가하겠다고 협박하는 甲의 계속되는 부당한 공격에 맞서 수동적, 소극적 차원에서 행한 행위로, 그 목적의 정당성,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이익과 침해이익 사이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보충성 등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춘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행위라고 평가할 여지가 크다는 등의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 위법성 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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