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교섭청구의소
2018다296229법원 판례 원문
[다수의견]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2025. 9. 9. 법률 제21045호로 개정되면서 같은 호에 "이 경우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라는 후문이 추가되었다(위와 같이 개정되기 전의 법을 '구 노동조합법'이라 하고, 개정되어 2026. 3. 10.부터 시행된 법을 '개정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위 신설조항에 관하여는 경과규정을 두지 않았으므로 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되기 전 단체교섭 요구 거부를 이유로 단체교섭의무 이행을 구하는 사건에는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된다.
한편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나) 대법원은 1986. 12. 23. 선고 85누856 판결, 1995. 12. 22. 선고 95누3565 판결, 1997. 9. 5. 선고 97누3644 판결, 2008. 9. 11. 선고 2006다40935 판결 등에서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라 함은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근로자와의 사이에 그를 지휘ㆍ감독하면서 그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를 말한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이하 '종전 법리'라 한다).
(다)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사안에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 관한 종전 법리는 타당하므로 유지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 대법원은 노동조합법상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와 명시적ㆍ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자라고 보면서도, 부당노동행위의 유형에 따라서는 사용자의 범위를 다르게 볼 수 있음을 전제로 판단한 경우가 있다. 대법원은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4호)"에 관하여는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원청회사의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 성립을 인정하였다. 반면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원청회사의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1호)" 성립이 문제 된 사안에서는 근로자와의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해야 사용자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②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의 경우, 근로자와 직접 근로계약 등을 체결하지 않았어도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지배ㆍ개입이라는 사실적 행위를 통해 노동3권을 침해할 수 있으므로, 대법원은 노동3권에 대한 침해를 예방ㆍ제거하는 부당노동행위제도의 관점에서 지배ㆍ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사용자 개념을 확대한 것이다. 반면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항 제3호)"의 경우, 단체교섭은 근로계약 등 계약관계에 관한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등을 위한 단체협약의 체결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범위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개별 근로계약관계의 존재 여부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청회사가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노동조합에 대하여 지배ㆍ개입하지 않을 의무 등 소극적 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해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까지 부담한다고 해석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구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문언상으로는 노동조합법에서 규정한 모든 '사용자' 개념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③ 더구나 노동조합법 제90조는 부당노동행위를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고, 단체교섭거부의 부당노동행위 구성요건에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일 것이 포함되므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상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의 개념과 관련하여 구 노동조합법 제2조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도 있다.
④ 최근 노동조합법의 개정 내용과 경위를 보더라도, 개정이유에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사용자에 포함하여 노동3권이 실효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입법자는 대법원의 종전 법리를 존중하는 전제에서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기 위해 제2조 제2호 후문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입법적 결단을 하여 법을 개정한 것이 분명하다.
⑤ 사법의 본질은 구체적 사건의 권리구제를 목적으로 하므로, 구체적 사건과 무관한 추상적 법리를 선언할 수는 없다. 법원은 위와 같은 입법적 결단과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입법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향후 개정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구체적인 사건에서 노동3권의 실효적 보장이라는 입법 목적에 맞게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의 개념을 해석하면 충분하다. 그럼에도 구 노동조합법 제2조가 적용되는 단체교섭 사안에 관하여 종전 법리를 변경하여 개정 노동조합법의 규정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내용의 법리를 창설하고 적용하려는 시도는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 대법관 신숙희, 대법관 마용주의 반대의견] (가) 구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를 포함하여 구 노동조합법상의 사용자란 기본적으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와 명시적ㆍ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그 밖의 노무제공계약을 체결한 계약의 상대방을 말하지만, 여기에 한정되지 않는다. 헌법 제33조와 근로자에게 단체교섭권 등 노동3권을 보장함으로써 근로조건(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대한 '노무제공조건'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유지ㆍ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려는 구 노동조합법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계약관계가 없더라도 사업을 도급 등에 의하여 행하는 자가 자신의 사업장 안에서 근로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제공하는 수급인의 근로자(수급인과 근로계약 등 노무제공계약을 체결한 사람으로서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수급근로자'라 한다)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면, 그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근로자의 노동조합에 대해 단체교섭의무를 부담하는 구 노동조합법상 사용자에 해당한다.
(나) 도급인이 수급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할 수 있는 지위는, 수급근로자의 노동조합이 교섭을 요구한 사항과 관련된 수급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도급인이 사실상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어 해당 근로조건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부라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되고, 나아가 수급근로자ㆍ수급인ㆍ도급인 사이 노무제공관계에서 나타나는 수급근로자의 도급인에 대한 경제적 종속성의 실질에 비추어 수급근로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해 도급인에 대하여도 해당 교섭사항에 관한 단체교섭의무를 부담시킬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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