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위반[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위반 사건]
2025도4697법원 판례 원문
[1] [다수의견]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은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행위 등을 처벌함으로써 선거운동의 자유를 해치지 않으면서 선거의 공정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이다. 즉,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에게 유리한 허위사실을 공표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선거인들이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자료를 가지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어떤 표현이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인지는, 일반 선거인이 그 표현을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하여 그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표현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공적 관심사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의 표현과 활발한 토론에 있으므로, 민주주의의 실현 과정인 선거절차에서도 선거의 공정성을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충실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호되는 정도는 표현의 주체와 대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는 공적 관심사에 대한 국민의 자유로운 의견과 사상을 허용함으로써 민주적 담론의 장에서 국민의 역할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추어 발전하여 왔다. 그런데 공직을 맡으려는 후보자가 자신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국민에게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국면에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지니는 의미와 허용 범위는, 일반 국민이 공인이나 공적 관심사에 대하여 의견과 사상을 표명하는 경우와 같을 수 없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공표죄도 이러한 배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공표죄는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을 규제하는 측면 외에도 주권자인 국민이 올바른 정보의 토대 위에서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선거를 통해 흠 없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측면을 아울러 지닌다. 후보자의 어떤 표현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 특히 의견과 사상의 영역에 속하는 정치적 표현이 과도하게 제한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도, 공정한 선거를 통하여 보호하고자 하는 선거인의 알권리와 그에 바탕을 둔 선거권 등 선거인이 국민으로서 가지는 헌법상 기본권의 충실한 보장 요청을 고려해야 한다. 표현의 의미는 후보자 개인이나 법원이 아닌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고, 어느 정도의 허위사실이 후보자의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용인될 수 있는지는 허위사실이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판단하는 것도 이러한 고려의 결과이다.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의 반대의견]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호되는 정도는 표현의 주체와 대상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공직을 맡으려는 후보자가 자신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공표하는 국면에서는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더 제한될 수 있다는 다수의견의 법리는 민주주의 헌법 체계에서 타당한 법리가 아니다. 공직 후보자는 특히 선거라는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발언의 주체로서 선거의 자유를 향유하는 권리 귀속자이므로, 누구보다도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장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의 발언이 빚어내는 부작용을 염려하여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일반인보다 더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발상은 마치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상황이나 마찬가지이다.
오늘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손쉽게 다양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선거인들이 거짓 정보를 가려내어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선거 과정에서 거짓 정보가 과다하게 유통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되겠지만, 공적 쟁점에 관한 표현을 규제하고 평가하는 주체는 최종적으로 주권자인 국민이므로, 국민이 자율적으로 정보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에서 세계적으로도 선거 과정에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여 오고 있다. 표현의 주체와 대상 등에 따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향유하는 정도를 달리 해석하는 다수의견의 논리는 선거인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는 명목 아래 수사기관 또는 법원이 올바른지 아닌지 판단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는 주권자인 국민의 자율성을 무시하는 처사로서 결국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를 넓히는 구시대적 사고이다. 이는 명목상으로는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우지만, 궁극적으로는 국가가 알권리의 범위를 선별하고 조율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선례는 공직 후보자라고 하여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보호되는 정도를 달리 판단하지 않았다. 최근 대법원이 허위사실공표죄의 성립 범위를 제한하여 피고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확장하는 취지에서 원심의 유죄판결을 파기환송한 사례들은 대부분 공직 후보자가 한 발언이 문제 된 사안이었다.
단지 공직을 맡으려는 후보자가 자신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발언한 내용이라는 이유만으로 발언의 내용과 경과를 가리지 않고 엄격한 규제의 잣대를 들이미는 것은 그동안 선거의 공정과 선거운동의 자유 사이에서 후보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해 온 최근 대법원의 일관된 선례의 태도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
[2]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은 허위사실 공표의 대상을 후보자 등의 '출생지, 가족관계, 신분, 직업, 경력 등, 재산, 행위, 소속단체, 특정인 또는 특정단체로부터의 지지 여부 등'으로 열거하고 있다. 여기서 후보자의 '행위'란 '후보자의 자질, 성품, 능력 등과 관련된 것으로서 선거인의 후보자에 대한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행위'를 의미한다.
[3] 어떤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혀보기 위해서는 먼저 그 발언의 의미를 확정해야 한다. 발언의 의미를 확정할 때는 사후적으로 개별 발언들의 관계를 치밀하게 분석·추론하는 데에 치중하기보다는, 발언이 이루어진 당시의 상황과 발언의 전체적 맥락에 기초하여, 일반 선거인에게 발언의 내용이 어떻게 이해되는지를 기준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특히 특정된 하나의 주제 관련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행해진 일련의 발언 내용이 흐름상 특별한 주제 전환 없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경우에는 연결된 발언 전부의 내용이 일반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공표된 발언의 의미를 해석해야 한다. 이와 달리 연결된 발언의 내용을 사후에 인위적으로 분절한 다음 각 구간의 개개 발언을 구분하여 각각의 의미를 파악하고, 다시 각각의 의미를 합치거나 재조합하여 연결된 발언 전부의 의미를 새기는 것은, '하나로 자연스럽게 연결된 발언의 의미'를 일반 선거인이 통상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한 발언의 분절과 의미의 구간별 파악 및 재조합 등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연결된 발언 전부를 접하였던 당시를 기준으로 문제 된 발언의 표현이 일반 선거인에게 주었던 전체적인 인상과 달라지거나 동떨어질 우려가 있다. 이는 문제 된 표현을 접한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서 표현의 의미를 새기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유권자의 올바른 선택을 통한 민주주의의 건전한 의사형성 원리와 조화되기 어렵다. 따라서 하나의 연결된 발언의 의미를 해석하면서 사후적인 세분 또는 인위적인 분절을 통해 연결된 발언 전부에 대한 표현 당시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4]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공표죄에서 말하는 '사실'이란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하다. '사실'의 공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 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또는 진술을 의미하며 표현 내용이 증거에 의한 증명이 가능한 것을 말한다. 어떠한 표현이 사실의 적시인지, 아니면 의견이나 추상적 판단의 표현인지의 구별은 단순히 사용된 한 구절의 용어만에 의하여서는 안 된다. 선거의 공정을 보장한다는 입법 취지를 염두에 두고 그러한 표현을 둘러싼 모든 사정, 즉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표현 전체의 내용, 문제 된 말이 사용된 문맥, 표현의 경위·전달방법·상대방, 표현 내용에 대한 증명가능성, 표현자와 후보자의 신분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5]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말하는 '허위의 사실'이란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으로서 선거인으로 하여금 후보자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가진 것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공표된 사실의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세부에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이를 허위의 사실이라고 볼 수는 없다. 어떤 사실이 세부에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에 불과한 것인지는, 그 사실이 후보자의 공직 적격성에 대한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좌우할 수 없는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인지, 아니면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인지를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6] [다수의견] 20대 대통령선거 甲 당 소속 후보자로 출마하였던 피고인이 특혜 의혹이 확산되던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실무 책임자인 乙과의 관계를 해명하기 위해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여 乙 관련 발언을 하고, 백현동 부지 개발사업과 관련하여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국정감사에서 백현동 관련 발언을 하여 대통령에 당선될 목적으로 거짓말함으로써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그 행위에 관하여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였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① 乙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피고인의 인식에 관한 발언일 뿐 행위에 관한 발언이거나 독자적인 의미를 가지는 발언 또는 허위의 발언이라고 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로 본 원심판단을 수긍할 수 있고, ② 乙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 부분은 문장의 내용과 구조, 사용된 어휘, 전체 취지 등에 비추어 '마치 피고인이 골프를 친 것처럼 단체사진 중의 일부인 4명 부분만을 떼어 내어 보여준 것이다. 피고인이 골프를 친 것처럼 조작한 것이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乙을 몰랐다는 피고인의 발언과 함께 위 발언을 듣는 일반 선거인으로서는, 피고인이 乙과 해외출장은 함께 갔지만 '피고인이 乙과 함께 간 해외출장 기간 중에 乙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되는데, 피고인은 乙 등과 함께 간 해외출장 기간 중 乙과 함께 골프를 쳤던 것이 사실이므로 이 골프 발언은 허위의 사실에 해당하며, ③ 백현동 관련 발언 전부가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그 의미를 확정하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라 한다)가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따른 혁신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43조 제6항의 의무조항을 들어 용도지역 변경을 압박하였다.'는 취지의 발언과 '국토부가 이 의무조항을 따르지 않으면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하였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되고, 이 발언의 내용은 모두 구체적 사실을 포함하는 진술로서 사실의 공표이지 단순히 과장된 표현이거나 의견 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닌데, 국토부가 백현동 부지에 관하여 의무조항에 근거하여 용도지역 변경을 요구하거나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시장으로 있던 시 공무원들에게 의무조항에 근거하여 용도지역 변경을 해주지 않을 경우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는 협박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백현동 관련 발언은 피고인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乙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 부분과 백현동 관련 발언은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의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함에도, 위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오경미의 반대의견]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에서 발언의 의미를 확정하는 방법에 관하여, 선례는 일반 선거인이 그 표현을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표현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 아래 표현의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표현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선언하여 왔다. 다수의견은 이러한 선례를 받아들이는 한편 백현동 발언 부분을 판단하며 '특정된 하나의 주제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행해진 일련의 발언이라는 특수한 경우'에 적용되는 새로운 법리(이하 '의미 확정 추가 법리'라 한다)를 선언하였다. 다수의견의 의미 확정 추가 법리는 위와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발언의 경우 기존 선례 법리가 적용되는 방식을 부연하고 명확히 한 것으로서, 반대의견도 선례 법리의 연장선에서 이에 동의한다. 그러나 이를 적용하여 乙 관련 발언 중 골프 발언과 백현동 발언의 의미를 확정하고 그 허위성을 판단하는 다수의견의 방식은 선례에서 제시한 방식이나 이를 기반으로 한 다수의견의 의미 확정 추가 법리에도 부합하지 않는 방식이어서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선례나 다수의견의 의미 확정 추가 법리에 충실하게 골프 발언과 백현동 발언의 의미를 해석하면 다수의견과 같은 해석 외에 다른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다수의견이 제시한 법리들을 바탕으로 각 발언의 의미를 확정하고 그 허위성을 판단하면 두 발언은 모두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점에 관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여 무죄이다.
다수의견의 논거와 결론은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에 관하여 다른 합리적 해석의 가능성을 배제한 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로만 해석하거나, 사실과 의견의 구별이 모호하고 행위자의 주관적 평가가 많이 가미될 수밖에 없는 행위의 원인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에 대하여 또다시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것이다. 이는 다수의견이 제시한 선례의 태도에도 어긋나고 '의심스러우면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에도 반한다. 이는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에 관한 합헌적 해석, 적용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고, 대법원이 선거의 공정을 강조하여 규제를 강화하기보다는 선거운동의 자유와 공적·정치적 관심사에 대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여 온 방향성에도 어긋나는 것이어서 찬동할 수 없다.
본 서비스는 법률 자문이 아니며 제공되는 정보는 참고용입니다. 정확한 내용은 판례 원문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